당뇨 진단 후 가장 먼저 무너진 게 점심시간이었습니다
당뇨 진단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무너진 게 점심시간이었습니다. 회사 구내식당은 밥, 국, 반찬 세 가지가 기본인데, 흰 쌀밥 한 공기에 국 한 그릇이면 혈당이 어떻게 되는지 이제는 몸으로 압니다. 식사 후 2시간이 지나면 피곤해서 눈이 감깁니다. 오후 업무가 반 토막 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먹었습니다. 진단받고도 한동안은 그냥 먹었습니다. 혈당이 어느 정도 오르는지 몰랐고, 무엇보다 직장인 점심 자리에서 혼자 다른 걸 먹는 게 눈치 보였습니다. 동료들이랑 밥 먹는 그 시간이 직장생활의 소소한 낙인데, 거기서 혼자 샐러드 꺼내는 건 쉽지 않습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뭔지 알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입니다. 당뇨가 있으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이 스파이크가 훨씬 크게 옵니다. 문제는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급격히 내려올 때 극심한 피로와 졸음이 온다는 겁니다. 오후 2시에 회의 중에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그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구내식당 메뉴를 피할 수 없다면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게 첫 번째 방법입니다. 채소 먼저, 단백질 다음, 밥은 마지막. 같은 음식을 먹어도 이 순서만 지키면 혈당 상승 속도가 완만해집니다. 직접 혈당 측정기로 확인해봤을 때 차이가 분명히 났습니다.
구내식당에서 실제로 쓰는 방법들
밥 양을 반으로 줄이는 게 가장 기본입니다. 처음엔 배가 고팠습니다. 근데 2주 정도 지나니 익숙해졌습니다. 대신 반찬에서 단백질을 더 챙깁니다. 두부, 달걀, 생선이 있으면 우선 담습니다.
국은 건더기만 먹습니다. 국물에는 나트륨이 많고 혈당에도 영향을 줍니다.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습관이 됐습니다.
식후 10분 걷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사무실로 바로 들어가는 대신 건물 주변을 한 바퀴 돕니다. 10분이면 충분합니다. 근육이 혈당을 소비해주는 구조라 식후 걷기가 혈당 스파이크를 눈에 띄게 줄여줍니다.
동료 눈치 문제는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처음엔 설명하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당뇨 있다고 하면 걱정하거나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요즘 혈당 관리 중”이라고만 했습니다. 다들 별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넘어갔습니다.
같이 밥 먹는 건 그대로 유지하되, 먹는 방식만 조금씩 바꿨습니다. 밥 적게 먹고 채소 더 먹는 게 그렇게 티 나는 일도 아닙니다.
당뇨가 있어도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하고, 점심시간도 계속됩니다. 피하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방법을 찾는 게 현실적입니다. 저는 지금도 구내식당에서 동료들이랑 같이 밥을 먹습니다. 다만 먹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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