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다시 핸들을 잡은 날
저 강책임이 대리운전을 시작한 건 편의점 야간알바를 그만둔 직후였습니다. 밤새 서서 일하는 게 몸에 너무 무리가 됐고, 그나마 앉아서 할 수 있는 게 대리운전이었습니다. 앉아 있다는 게 장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첫날은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잠깐 들어가서 밥 먹고 다시 나왔습니다. 오후 9시쯤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했습니다. 콜이 꽤 들어왔고 그날 수입은 5만원 조금 넘었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싶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이 글은 대리운전 투잡을 실제로 경험한 직장인 입장에서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점이 힘든지, 지금도 해볼 만한지 있는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대리운전 수입 — 현실적으로 계산해보면
대리운전 수입은 플랫폼, 지역, 요일,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제가 일했던 광주 기준으로 평일 저녁 9시~12시에는 콜이 드문드문 들어왔습니다. 3시간에 2~3건 정도. 건당 1만2천원~2만원 수준이니까 4만~6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금요일·토요일 밤이 가장 수입이 좋았습니다. 콜이 많이 들어오고 목적지도 멀어서 요금이 높게 나왔습니다. 잘 되는 날은 5시간에 10만원 넘게 번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주말에 늦게까지 했을 때 이야기이고, 평균을 내보면 시간당 1만5천원~2만원 정도가 현실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빠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카카오대리를 이용했는데, 카카오에서 20%를 떼어갑니다. 대기 중에 이동하는 교통비(콜 받으러 가는 택시비, 버스비)도 제법 나옵니다.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표면 수입의 70~75% 수준이었습니다.
몸이 버텨주지 못했습니다
대리운전의 진짜 문제는 체력 소모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앉아서 운전하는 거니까 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낯선 길을 네비 보며 운전하는 긴장감, 취객을 태웠을 때의 스트레스, 콜 대기 중의 무기력한 시간들이 쌓입니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퇴근 후에 다시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소모적이었습니다. 한 달쯤 지나자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직장에서 집중력도 떨어졌습니다. 본업 성과가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그만뒀습니다.
대리운전을 3개월 했는데 체감상 가장 힘든 투잡이었습니다. 편의점 야간알바는 몸이 힘들어도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고 끝났습니다. 대리운전은 콜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대기 상태가 이어지는 게 심리적으로 더 피로했습니다.
그래도 대리운전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초기 비용이 전혀 없습니다. 앱 하나 깔고 등록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본인 페이스대로 일하고 싶을 때만 켤 수 있다는 유연성도 장점입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장 오늘 밤부터 시작할 수 있는 부업이 대리운전입니다.
운전이 좋고 밤에 활동하는 게 자연스러운 분이라면 의외로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낮 직장인이 밤까지 이어가는 건 힘들지만, 야행성 체질이거나 저녁 일찍 퇴근하는 분이라면 부담이 덜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투잡으로서 대리운전, 현실적인 결론
저는 결국 대리운전을 접고 블로그와 스마트스토어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내가 일을 멈추면 수입도 멈추는 구조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대리운전은 핸들을 잡은 시간만큼만 돈이 생깁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돌아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만약 대리운전을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몇 가지 현실적인 준비를 권해드립니다. 먼저 1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고, 사고 이력이 없어야 플랫폼 등록이 수월합니다. 카카오 대리, T대리, 아이콜 등 여러 플랫폼에 동시 등록해두면 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거치대와 보조 배터리는 필수입니다. 콜 대기 중 배터리가 방전되면 그날 영업이 끝납니다.
편의점 야간알바, 데이터라벨링, 대리운전을 거쳐오면서 몸으로 직접 배운 게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의 부업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체력에는 분명한 상한선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돈이 급하다면 대리운전이 빠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원한다면 다른 방향을 함께 준비해나가는 게 맞습니다. 그게 지금 제가 블로그를 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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